1. 한국인 1호 통역사가 본 ‘봉준호 통역사’ 최성재

발췌 1.
수첩에 모든 말을 받아 적을 수가 없기에 그는 봉 감독의 말을 단기 기억력으로 다 머릿속에 담은 뒤 짧은 순간에 그 말을 분석해 자연스러운 영어로 옮기는 것이다. 통역 훈련과 상관없이, 감출 수 없는, 타고난 재주다.

그는 통역 이전에 한국어 분석 및 이해력이 거의 완벽해 보인다. 미국 대학을 나온 그는 미국 대학생들에 뒤지지 않을 어휘력과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구사한다. 봉 감독은 자기 영화에 나올 배우를 캐스팅하듯 통역사를 골랐고, 멋지게 성공했다고 본다. 자신도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으로 통역사를 선발한 제1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필자는 그것이 영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력이었다고 본다.

발췌 2.
통역의 성패는 우선 말을 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봉준호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고 통역의 어려움과 민감성을 알고 통역사를 배려하는 사람이다. 최씨는 지난 7개월 동안 봉 감독과 공범이었다. 그는 봉 감독을 존경하고 좋아한다. 봉 감독이 말할 때는 그를 보며 고개 숙여 메모를 하지만, 통역할 때는 상대방과 눈 맞춤을 한다. ‘아이 콘택트’는 복싱뿐 아니라 통역을 할 때도 필수다.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하다. 최씨는 그러면서도 결코 겸손과 성실성을 잃지 않는다.

 

2. 봉준호 ‘완벽 빙의’···외신 감탄 부른 샤론 최의 8가지 통역

발췌 1.
다양한 영화상 시상식에서 봉 감독의 소감을 보고 있노라면 객석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진정 그 자리가 시상식장인지 아니면 스탠딩 코미디 홀인지 의심될 정도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 캠페인 기간 내내 그 옆에서 봉 감독의 말을 영어로 정확하게 옮겨준 샤론 최(최성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 영화인들과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은 봉 감독과 샤론 최의 완벽한 하모니 덕분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췌 2.
심지어 “해외 무대에서 이런 얘기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진지하게, 그리고 ‘디테일하게’ 들어가 영화 얘기를 들려주는 대목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산타바바라영화제(SBIFF) 관객과의 대화도 그중 하나다. 그는 어릴 때 돋보기를 들고 종이를 태우던 기억까지 끌어내며 자신의 영화를 설명한다.

“어릴 때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서 종이를 태우면 연기가 나면서 타잖아요. 작은 초점이 모이면서…그때 종이가 탈 때의 쾌감 같은 집중력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

봉 감독이 이렇게 디테일하게 말하고 나면 바통은 바로 그의 통역을 맡은 샤론 최(최성재)에게 넘어간다. 샤론 최는 그의 이야기를 영어로 이렇게 옮겼다.

“When we were little, we would use magnifying glasses to burn very small dots onto the paper. And you would always see the smoke coming from the paper from this tiny dot focus from the sunlight. I really want to portrait that excitement and joy comes from that tiny dot burning.”

샤론 최의 영어엔 어려운 단어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봉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얘기를 이렇게 완벽하게 잘 옮길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된다.

발췌 3.

“오늘 약간 변호사나 회계사의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변태적인 멋진 아이디어로 가득 찬 저의 공동작가 한진원 씨를 소개합니다.” “And my great partner in writing is here. Today he looks like lawyer or an accountant but he is always filled with very perverted great ideas.”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어요. 영화 공부할 때…”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When I was young and studying cinema, there was a saying that I carved into my heart which is…“the most personal is the most creative.

이런 이야기들은 샤론 최의 절제돼 있으면서 정확한 통역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에게 전해졌다. 이런 통역은 단순히 언어 재능을 넘어서 샤론 최가 무엇보다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공유했기에 더욱 가능한 일이었다.

 

3. ‘봉준호 통역가’ 샤론 최의 맛깔나는 영어 10선

발췌 1.

1. 봉준호(이하 봉): “되도록 말을 안 하고 싶어요”
☞샤론 최(이하 최): “I’d like yo say as little as possible”
(*as ~ as possible: 최대한 ~하게)

2. 봉: “스토리를 모르고 가야 재밌거든요”
☞최: “The film is best when you go into it cold”
(*’go cold’: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다, 모르는 채로 가다)

3. 송강호: “저를 원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최: “You will be almost sick of me after this film.”

4. 봉: “캡틴 아메리카를 저렇게 지저분하게 만들려고 한 건 아닌데…”
☞최: “I did’t create the film to make Captain America look so ragged…”

5. 봉: “누구 그 사람 아는 분 있으면 그 얘기 좀 전해주세요”
☞최: “If any of you guys are acquainted with him, please let him know”
(*be acquainted with~: ~와 아는 사이다)

6. 봉: “공포스러울 정도로 연기를 잘 하는 분”
☞최: “He is such a great actor that is almost fearful just how good he is”

7. 봉: “살아서 날뛰는 물고기같은 연기”
☞최: “like they are fish fresh out of water free to flap around whenever they want”

8. 봉:”정상과 비정상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인물”
☞최: “He goes back and forth between being normal and being very abnormal”

9. 봉: “머리속이 뱅뱅뱅 돌아 잠이 잘 안오는 영화”
☞최:”The films that stop you from going to bed because you’re so wrapped up in thinking about the film”

10. 봉: “영화의 분위기가 기묘해진다”
☞최: “create strange and unique nuance to film”